혈압 높아 두통-뒷목 뻣뻣한 것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목이 뻣뻣해지는 것은 혈압이 올랐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필자는 진료 중 고혈압 환자와 이 문제를

가지고 '옥신각신'을 일으키다. 어떤 환자는 목이 뻣뻣해졌을 때 실제로 혈압을

재어보니 혈압이 높았다며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으로 혈압이 오르고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났다기 보다는 몸이 불편해서 혈압이 오르거나 혈압이 오르거나 한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혈압이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뒷목이 뻣뻣한 것은 긴장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목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한 때문이다. 목관절 퇴행성관절염

등 경추 부위의 병이 원인일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혈압은 높지만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의식할 수 없는 사람과 정상 혈압인 사람 사이에는 두통 등의

증상이나 빈도의 차이는 전혀 없었다. 물론 화를 내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때때로 혈압이 다소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극심한 혈압 상승이 있는

특별한 경우에는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근데 기본적으로는

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혈압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별 문제가 없는 편안한

상태에서도 혈압이 높다.

짧은 진료 시간에 굳이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많은 환자가 '혈압이 높을 때는 증상으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먹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 불편함도

없는데 약을 먹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어쩌면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고혈압 환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하여 약을 꾸준히

먹이는 것이 고혈압을 정복하는 것보다 빠르지 않을까 싶다.